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와 조리개(F-stop)의 이해와 오해


 너무나도 공공연하게 퍼진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지출을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리뷰들이 종종 보여서 오늘 이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만약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고 모르셨던 분들은 꼼꼼하게 끝까지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피사계 심도란?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는 '선명하다고 판단되는 거리의 범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특정한 지점(그림 A 꽃)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그 지점(꽃 혹은 빨간 선으로 표현된 평면, 임계 초점면) 앞뒤로 아래 그림에서 확인 가능한 바와 같이 F-number(조리개 수치)에 따라서 강아지까지 초점이 맞는 범위, 그리고 뒷배경인 숲까지 초점이 맞는 범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피사계 심도의 범위가 좁은 것을 우리는 '피사계 심도가 얕다' 반면에 피사계 심도가 넓은 것을 "피사계 심도가 깊다"라고 표현합니다. 보통 전자를 '아웃 포커스' 후자를 '팬포커스'라고도 합니다. 

사실 이 범위는 실제로 정확하게 초점이 맞는 것은 '하나의 면'으로 존재하고 그 면의 앞뒤로 생기는 일정한 범위에 대해서 카메라와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분별이 안 되는 까닭으로 초점이 맞다 착각을 하게 되는 구간입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피사계 심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피사체와의 거리, 입사동공의 직경 (여기서 유효구경을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끝까지 따라와 주시면 이유가 설명이 됩니다) 두 가지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이라 하는 나머지 요소(초점 거리, 센서의 크기 등) 들은 부차적이고 간접요인으로 봐야 합니다.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F-number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F-number에-따른-피사계-심도의-변화
그림 A. F-number와 피사계 심도의 관계


조리개, F-number, F/stop 이란?


렌즈의 핵심역할은 빛을 모으는 것입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렌즈가 빛을 더욱더 모으게 되면 실제보다 밝은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F-number는 렌즈의 빛을 모으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 값은 f/1.4, f/2, f/2.8... 순으로 숫자가 증가되는데 각 조리개 값의 의미는 이전 조리개 값에 비해 빛 수용 면적이 절반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림 A의 변화를 살펴보시면 F-number가 변화함에 따라 렌즈 내부의 구멍이 좁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저 부분을 입사동공이라 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초점거리를-입사동공지름으로-나누면-f-number다
그림 B. F-number 공식


그리고 F-number 가 낮을수록 우리가 '빠른 렌즈'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낮은 조리개 값에서 빠른 셔터스피드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리개 혹은 F-number에 대한 오해


일반적으로 우리가 F-number 혹은 F/stop이라 부르는 것의 F는 'focal Length(초점 거리)'를 이르는 말입니다. 


만약 50mm의 f/2 렌즈를 살펴보면 조리개의 직경은 25mm가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f/4로 증가시키면 조리개의 직경은 12.5mm가 됩니다. 그래서 f/4로 조리개를 조이게 되면 이미지는 좁아진 직경으로 인해 어두워지게 됩니다. 이것은 노출에 관해서 또 렌즈마다의 동등성을 파악하기에는 유용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은 해설입니다. 


우리는 앞서 F-number의 정의에 대해서 N (초점거리 나누기 입사동공 지름의 길이)의 진짜 의미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 값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이는 렌즈에 표기된 조리개 값 또한 그렇습니다. 


렌즈조리개값
그림 C. 50mm 1:1.8의 의미


그림 C의 50mm 1:1.8의 진짜 의미는 조금 복잡하지만 이렇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 입사동공 1mm 당 초점거리가 1.8mm"

입사동공은 마치 인간의 눈과 같아서 조리개를 조이면 인간의 홍채처럼 입사동공이 좁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리개 또는 유효구경'이라 하지 않고 불편하게 입사동공이라 누차 말씀드리는 것은 출사동공이라는 요소가 존재하여 '조리개 또는 유효구경'이라 일관되게 부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맞습니다. 유효구경의 사전적 의미는 입사동공을 말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출사동공의 개념을 배제하여 이해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


위의 말씀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400mm f/2.8는 유효구경이 142.86mm가 되는데 따로 이미지를 보여드리지 않더라도 세상에 뒷구멍이 그 정도 크기로 출시되는 렌즈는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400mm-렌즈-측면도
그림 D.400mm 렌즈 측면도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초점 거리와 조리개의 조합에서 얼마나 많은 빛을 모으는지 결정이 된다면 200mm F/2.8과 70mm F2.8은 

" 200mm는 유효구경 71.428571... 70mm는 25 "

f/2.8에서 200mm가 70mm 보다 더 밝은 값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 정답입니다 "

그렇지만 실제 그 값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은 앞서 보여드린 그림 D와 함께 입사동공과 출사동공의 개념으로 이해해 보자면 

앞부분이 163mm 인 렌즈가 받았던 빛을 온전히 센서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65mm의 뒷구멍보다 훨씬 커야 함을 우리는 이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초점거리/조리개=유효구경(입사동공의 크기)'이 아닌 '입사동공이라는 카메라를 구성하는 한 요소와 출사동공이라는 존재를 함께 생각하면서 피사계 심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단어의 의미가 가지는 모호함에서 오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밖에 렌즈의 밝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카메라 렌즈의 포함된 렌즈의 개수, 렌즈 코팅의 재질 등이 부가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은 우리가  F-number의 값이 낮은 것이 덮어두고 밝은 렌즈라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피사계 심도에 대한 오해


이제 앞서 말씀드린 이 모든 내용과 함께 간편하게 그림 E를 보고 이해해보고자 합니다.


피사체-거리에-따른-변화
그림 E. 피사체 거리에 따른 변화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른 피사계 심도의 변화에 대해서 간단하게 표현한 그림입니다. 강아지 주변의 노란색 범위가 피사계 심도(DOF)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지점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의 눈으로 선명도 여부를 따지지 못하고 선명하다 받아들이게 되는 구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설명은 착란원에 대한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강아지를 잇는 두 직선의 수렴점이 초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강아지와의 거리가 렌즈와 가까워서 지면서 두 직선의 수렴점도 가까워지고 직선의 기울기가 급격하게 가파르게 되고 동시에 피사계 심도도 얕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림 E를 통해서 두 직선이 만나는 수렴점에서 이루는 각도가 피사계 심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입사동공-지름의-변화에-따른-변화
그림 F. 입사동공 지름에 따른 변화



세상에 이런 렌즈는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렌즈를 항아리만큼 키워봤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렌즈가 실처럼 가늘어지면(망원렌즈) 두 직선이 수렴점에서 이루는 각도가 좁아지면 피사체 심도는 길어지게 될 것입니다. 


센서에 대한 오해

이번에는 아주 오랜 미신인 센서와 관련된 오해를 풀기 위해 입사 동공의 지름의 길이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풀프레임 센서 50mm F4렌즈를 비교하기 위해서 동일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25mm F4 렌즈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풀프레임: 50/4 = 12.5

 

마이크로포서드: 25/4 = 6.25


이를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마이크로 포서드의 좁은 입사동공이 빛을 더욱 쉽게 수렴하게 되므로 피사계 심도가 깊어지게 됩니다. 


렌즈-분해도-초점거리설명
그림 G. 초점거리 설명



참고로 인터넷에서 간혹 렌즈와 피사체와의 거리를 초점 거리라고 설명을 보게 되어서 말씀드립니다.  풀프레임, 크롭바디 기종에 관계없이 우리가 24mm, 20mm 렌즈라 부르는 이유는 그림 G와 같습니다. 


마치며

조금 머리가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렌즈와 기종이 지금 피사체를 온전히 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되는지 혹은 뒤로 물러나야 하는지에 대해서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마이크로 포서드 (M4/3)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풀프레임과의 비교

sRGB vs Adobe RGB vs ProPhoto RGB vs DCI-P3: 디지털 색상 공간 이해하기